대전은 지금 원도심 살리기 운동이 한창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가 있습니다.
옛 충남도청과 대전의 원도심은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불가분의 관계인데요.
옛 충남도청사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충남도청사 그리고 대전’ 특별전은 충남도청을 통해 본 대전의 역사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원도심 활성화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볼 수 있게 합니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충남도청사 그리고 대전' 특별전
어디까지가 원도심이지?
여기서 잠깐 ‘원도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각종 매체에 ‘원도심 활성화’ 얘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대전에서 오래 산 중장년층은 그 관념적 범위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젊은 세대 중 일부는 그 개념조차 생소하다고 합니다.
광의의 원도심은 서구 둔산동과 유성구의 신도시가 개발되기 이전의 대전 전체, 즉,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을 모두 아우르는 범위입니다. 협의의 원도심은 과거 대전의 행정과 상업 중심지였던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사 구간 일대입니다.
현재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 사업의 범위는 광의와 협의의 원도심을 총망라하는 것으로, 옛 충남도청 주변 상업지구는 물론 동구에서 대덕구로 이어지는 철로변 정비사업, 중구와 동구의 도시재생사업 등 다방면으로 진행 중입니다.
▲충남도청사와 대전의 원도심을 담은 사진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온 사연, 대전을 떠난 사연
충남도청은 원래 충남 공주에 있었습니다. 공주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충청권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였고, 조선 때는 지금의 도지사인 관찰사가 주재하는 충청감영의 소재지였습니다. 일제에 의한 국권 침탈 후 충청감영은 충남도청으로 변경됐습니다.
▲조선시대 충청감영 정문인 포정사문루(布政司門樓), 일제가 금남루로 이름을 바꿔 사용하다가 1931년 해체시켰다
하지만 일제는 대륙 침략을 위해 경부선을 가설하면서 공주를 거치지 않고, 대신 당시 작은 마을인 대전에 역을 지은 뒤 주변으로 일본인들을 정착시켰습니다. 수천 년 동안 정치, 경제적 기반을 닦아온 조선의 기성 세력을 피해 자신들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이어 일본 정착인들을 중심으로 충남도청 이전 요구가 제기됐고, 조선총독부는 1931년 신년 기자회에서 기습적으로 충남도청 이전을 발표, 1932년 현 중구 선화동 자리로 옮기게 됐습니다.
▲1931년 대전 중구 선화동에 건축 중인 충남도청의 상량식 장면
이후 대전은 대전역에서 충남도청까지 이르는 구간에 걸쳐 관공서, 금융, 기업, 상가 등이 밀집한 번화가가 들어서고, 중구와 동구에는 주거지역이 형성되며 거대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1966년 충남도청사와 선화동 거리
▲충남도청 정면에 걸린 '유신으로 구국하자' 표어. 유신은 일본의 메이지유신에서 가져온 표현으로, 제4공화국을 유신정권이라고도 한다. 당시 위정자의 역사의식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둔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시가지로 법원과 시청 등 관공서가 줄줄이 이전하고, 또 서구와 유성구 일대 대단위 택지 개발로 주거 공간까지 이동하면서 원도심은 생기를 잃어갔습니다. 특히, 2012년 말 지난 80년간 원도심의 중심을 잡던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원도심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옛 충남도청사는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대전시는 이곳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열어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으려고 합니다. 이미 옛 충남도청사에는 대전발전연구원과 대전시도심활성화기획단 등을 시작으로 공공기관이 다시 들어서고, 시민대학과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충남도청을 보면 대전의 역사가 보인다
‘충남도청사 그리고 대전’ 특별전은 크게 충남도청과 함께한 대전의 역사, 충남도청사가 갖는 건축사적 의미 등 두 가지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역사적 의미는 앞서 기술한 충남도청과 대전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또 건축사적으로는 근대 건축물로서의 충남도청사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충남도청사 그리고 대전 특별전시장 내부
▲충남도청과 대전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판
대전의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인 옛 충남도청사, 여기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날 특별전시장에서 우연히 유명 건축가인 유병구 CNU건축사무소 대표이사를 만났는데요. 유 대표이사는 최근 대전의 주요 건축물에 담긴 의미를 집대성한 책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충남도청사 그리고 대전 특별전을 찾은 유병구 CNU건축사무소 대표이사
또 이날 목원대 건축과 학생들이 현장 학습을 나와 근대 건축물인 충남도청사와 대전의 관계에 대해 숙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특별전시관 입구에는 시민들이 메모로 남겨 놓은 여러 소감들이 붙어있었습니다.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안준호 대전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충남도청사가 대전 발전에 기여한 감사의 표시를 이번 특별전에 담았다"며 "특히 충남도청사는 문화재적 가치도 담겨 있어 건물 자체가 가장 중요한 전시물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준호 대전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특별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11월 30일까지 계속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학예사와 함께하는 옛 충남도청사 투어도 함께 진행됩니다. 자세한 문의는 대전시청 종무문화재과(042-270-4513)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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