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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타임머신 대전천 타고 원도심 기행

by MIS경영정보 201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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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중구 대전천(大田川)에는 ‘목척교(木尺橋)’라는 이름을 가진 타임머신이 있습니다. 대전천과 목척교는 대전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요즘 이곳에서는 옛 추억과 함께 새로운 원도심을 찾으려는 시원하고 즐거운 기행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대전천과 함께하는 원도심 기행'에 참가한 시민들.
▲'대전천과 함께하는 원도심 기행'에 참가한 시민들.

원도심의 추억을 외손녀에게도 물려 주고 싶어요

5월 31일 목척교 둔치에서 열린 ‘대전천과 함께하는 원도심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자 하나 둘 사람들이 다가오더니 어느덧 30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먼저 자연 재료를 이용해 나무 연필통 만들기 시간.

작은 나무껍질과 열매들이 꽃과 나비, 웃는 얼굴 등의 장식으로 되살아납니다.

떼죽나무, 메타세과이아 열매 등 자연재료를 가지고 예쁜 나무연필통을 만드는 참가자들.
▲떼죽나무, 메타세콰이아 열매 등 자연재료를 가지고 예쁜 나무연필통을 만드는 참가자들.

생태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대전천을 거닐 차례입니다.

김영미 생태해설가의 안내로 대전천의 생태와 문화 이야기가 참가자들에게 전해졌다.
▲김영미 생태해설가의 안내로 대전천의 생태와 문화 이야기가 참가자들에게 전해졌다.

대전천의 생태와 문화 이야기가 졸졸졸 흐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신이 난 듯 ‘까르르’ 웃으며 엄마의 손을 잡아끕니다.

김영미 생태해설가가 이곳 목척교에 얽힌 유래담을 들려주자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웁니다.

“목척교에 아침저녁으로 지나던 새우젓 장수가 있었다고 해요. 이 장수가 징검다리 한가운데에 지게를 받쳐놓고 쉬곤 했는데 그 모습이 꼭 목척(木尺, 나무로 만든 자) 같다고 해서 목척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목척교를 지나 대전천 따라 거니는 참가자들.

이날 6살 외손녀와 참가한 김은숙 씨(60세, 중구 선화동)는 추억의 사진첩을 꺼내 보입니다.

“1960년대에 목척교 근처에서 우리 아버지가 장사하셨어요. 여기 와서 맨날 놀곤 했습니다. 더울 때 다리 근처에서 목욕도 하고 겨울엔 썰매도 타고 그랬어요. 그때는 물이 참 깨끗했어요. 고기 보며 발 담근 추억도 생각나요.”

김은숙 씨는 외손녀 박채영 양을 데리고 자주 대전천을 찾습니다.

“손녀에게 대전천에 얽힌 아름다운 추억을 물려주고 싶어요. 이 아이가 나중에 커서 할머니와 대전천에서 물고기 구경도 하며 함께 거닐었다는 추억을 가지면 참 좋을 것 같거든요.”

할머니와 함께 원도심 기행에 참가한 박채영 양.
▲할머니와 함께 원도심 기행에 참가한 박채영 양.

김은숙 씨가 이번 원도심 기행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들, 대전천의 생태와 문화를 배우다

어린 자녀와 함께 걷던 참가자들도 호기심에 찬 눈빛입니다. 김영미 생태해설가는 버드나무를 가리키며 동화책을 읽어주듯 아이들에게 대전천의 생태를 들려줍니다.

“저기 버드나무 보이지? 이 친구는 물만 있으면 쑥쑥 자란 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물을 타고 둥둥 떠내려가더라도 흙을 딱 만나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 데. 버드나무는 물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집 근처에 심지 않는데.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데.”

버드나무는 진통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의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진통이 있는 산모에게 버드나무 잎을 먹으라는 처방을 내린 적도 있다는 설명까지 들으니 귀가 더욱 솔깃합니다.

참가자들이 생태해설가의 설명에 따라 왕벚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참가자들이 생태해설가의 설명에 따라 대전천 왕벚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꽃은 누가 결혼시켜줄까?"

"벌이랑 나비랑 도움을 주고, 파리 친구도 도움을 준다고 해.”

김영미 해설가의 재미난 이야기가 아이들의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징검다리 건너며 대전천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이어 대전천 가까이에 있는 대전여중 강당을 대전천 주변 여행코스로 소개하자 이번엔 엄마들이 큰 관심을 보입니다. 한 참가자는 여중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 아련한 눈빛입니다.중구 대흥동에 있는 대전여중 강당은 대전시 근대문화유산(1937년 준공)으로 아르누보풍의 지붕이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힙니다.

이번엔 대전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시원한 물소리로 몸과 마음을 씻습니다. 엄마들이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발짝 한 발짝 발을 디딥니다. 한 아이가 건너다 말고 징검다리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 떼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징검다리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참가자.
▲두 아들을 데리고 징검다리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참가자.

갑자기 김영미 해설가가 아이들에게 대전천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습니다.

“뗏목 타고 싶어요.”
“수영할래요.”
“저는 썰매타고 싶어요.”
“스케이트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대답이 이어지고, 부모들은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아이들이 클로버가 모여 있는 곳으로 쪼르르 달려갑니다. 네잎클로버를 찾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김영미 해설가의 말에는 모두가 집중합니다.

“네잎클로버는 사람들이 많이 밟고 간 곳에서 잘 발견돼요. 그러면 클로버의 생장점이 다치게 돼서 돌연변이가 생기거든요.”

아이들은 대전천의 생태 이야기에 흠뻑 빠져 여러 식물의 이름을 쉴 새 없이 물어봅니다.

대전시와 금산군의 경계에 걸쳐 있는 만인산에서 발원해 문창동 대사천과 만나고, 목척교를 통과해 삼성동을 지나면서 대동천과 합해지는 대전천. 어느덧 그 물줄기가 아이들의 가슴속에도 흘러듭니다.


▲대전천 둔치에 흐르는 실개천

홍명상가 기둥 곁으로 대전천은 흐르고

이어 옛 연인을 추억하듯 우두커니 서 있는 콘크리트 기둥 앞에 이릅니다. 2009년 철거된 홍명상가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둥입니다.


▲홍명상가 기둥 앞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참가자.

홍명상가 건물은 1974년에 건축돼 35년간 대전시민에게 쇼핑 1번지로 통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생태 복원을 위해 길 건너편에 있던 대전 1호 백화점인 '중앙데파트'와 함께 철거됐습니다.

다리 밑에는 ‘목척교가 이렇게 변했습니다’라는 주제로 커다랗게 원도심의 옛 사진과 설명이 상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엄마들은 자녀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을 각자의 스마트폰 앨범에 담습니다.

어느덧 ‘목척교’라는 타임머신에서 내릴 시간입니다.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 원도심 기행을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옵니다.

대전천과 함께하는 원도심 기행이 선물해주는 것

대전천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겪으면서 한때는 죽음의 하천이라고 불렸지만 2009년에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습니다.

참가자들이 대전천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참가자들이 대전천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강경희 '대전충남생태연구소 숲으로(예비사회적기업)' 대표는 대전천이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며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합니다.

“대전천은 홍명상가가 철거되고 생태하천으로 거듭났습니다. 아직 물이 아주 깨끗하진 않지만 점점 다양한 생물군이 살고 있어요. 왜가리와 백로들도 굉장히 많이 찾아옵니다.”

그녀는 이번 원도심 기행이 대전시민에게 삶의 여유를 선물하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도심과 연계된 쉼터를 대전시민이 많이 이용하고, 대전천의 생태와 문화 이야기를 통해 대전천에 대해 더욱 큰 애정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원도심 기행이 끝날 무렵 대전천 둔치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연인 등 시민들이 늘어납니다. 대전천 한 가운데에서는 분수가 시원하게 하늘을 적시며 뿜어져 나옵니다.


▲붉은 장미 너머로 대전천 목척교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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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천과 함께하는 원도심 기행 행사 일정>

2차 : 6월 14일(금) 17:00 ~ 18시 30분
3차 : 6월 28일(금) 17:00 ~ 18시 30분

장소 : 대전 중구 대전천 둔치 목척교 아래
참여인원 : 회차 당 50명(선착순)
참여대상 : 가족, 연인, 친구 등
신청방법 : 전화 070-7865-5755 / 이메일 :
786557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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