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에 나무나 꽃의 병을 고쳐주는 아주 용한 화분병원이 있다는 데, 혹시 들어는 보셨는지?
대전시가 전국의 자치단체 중 최초로 마련한 화분병원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지난 3월 대전시청 본관 뒤편에 설립된 화분병원
화분병원에 입원한 ‘벤자민’ 씨가 곧 퇴원합니다
찾아간 화분병원에는 러브체인, 안스리움, 치자나무, 백리향, 천리향, 황금천사 등 다양한 화초들이 입원 중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 입원하고 있다는 벤자민 씨를 만났어요.
▲화분병원에 입원한 화초 '벤자민'
벤자민 씨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잎이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 병원에 ‘벤자민’이라는 화초가 두 달 넘게 입원하고 있어요. 그동안 정성스레 보살펴줬는데 이제는 완쾌돼서 뿌듯해요. 곧 퇴원할 예정이랍니다.”
▲화초들을 보살피고 있는 정선미 원예사
대전시청 화분병원 '주치의'인 정선미 원예사가 밝은 표정으로 설명해줍니다.
이처럼 화분병원에는 아픈 화초를 안고 찾아와 치료 상담을 하는 시민이 많습니다. 최근 두 달 사이 시민 100여 명이 입원시킨 화초가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지자체에서 화분병원 설립에 관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화분병원 치료실에 입원해 있는 화초들
벤자민 씨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해 준 치료과정은?
벤자민 씨가 어떻게 치료받았길래 이곳 화분병원이 화제가 된 것일까요?
병 든 화초에서 새순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벤자민 씨는 장기 입원을 했는데요. 그는 아마도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치료를 받았을 것 같아요.
1. 접수실
지난 3월 초에 벤자민 씨는 화분병원에 치료 접수를 했어요. 이후에 원예사가 벤자민 씨를 꼼꼼히 살피며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진단했습니다. 벤자민 씨가 처음에 왔을 때는 몰골이 무척 앙상했다고 해요.
하지만 치료실에 입원한 후 벤자민 씨는 초록빛 희망을 품게 되었어요. 이곳에서 벤자민 씨는 물 공급, 식물영양제 투여 등 맞춤형 치료를 받았거든요.
3. 집중관리실
한 번은 집중관리실에서 치료받기도 해요. 햇빛을 차단하거나 알맞은 습도를 유지해야 할 경우 집중관리실로 옮겨지거든요.
4. 활력개선실
완쾌되면 활력개선실로 옮겨져 퇴원을 기다립니다. 벤자민 씨도 곧 활력개선실에서 주인과 만날 예정이에요. 오랜만에 주인과 만나면 참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서 화분병원은 벤자민 씨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해줬습니다.화분병원 정선미 원예사가 말하는 이곳만의 매력은?
입원 중인 화초들이 저마다 흰색 이름표를 달고 퇴원할 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화분병원! 정선미 원예사에게 화분병원의 자랑거리에 대해 더 물어봤습니다.
▲분갈이를 하는 모습
"화분병원에서 치료되는 화초 치료 과정 중에 진행되는 물주기, 병충해방제 공급 등과 같은 기본관리비용이 무료에요. 단, 화분 분갈이를 원하는 분은 분갈이할 화분과 식물을 직접 준비해 오셔야 해요. 그러면 우리 병원에서 직접 분갈이를 해드려요."
이 같은 화분병원의 매력 때문에 이곳을 찾는 시민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별히 정선미 원예사의 기억에 남는 시민은 누구였을까요?
“할아버지 한 분이 손수레에 자신의 키만 한 화분을 싣고 온 적이 있어요. 집에서부터 큰 화분을 가져오는 게 힘드실 텐데 입원시키고 가시더라고요. 순간 마음이 찡했어요.”
정선미 원예사는 죽어가는 화초를 살리려는 시민의 마음을 보며 감동을 느끼곤 하는데요.
"입원 환자(?) 중 '벵갈고무나무'라는 식물이 있어요. 처음엔 싹이 안 나와서 죽은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싹을 틔우는 모습을 불 때 정말 뿌듯했어요. 또 완쾌된 화초를 찾으러 온 시민의 밝은 표정을 볼 때 무척 보람차요."
화분병원은 이웃을 위해 착한 일도 하고 있는데요. 기증 받은 화분을 어려운 이웃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는 일입니다. 이달 중에는 재활용 화분 10개와 초화류(아름다운 꽃이 피는 식물) 200본이 기증될 예정이고요. 또 기증된 화초들은 병을 앓지 않도록 화분병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합니다.
정선미 원예사는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화분 관리 비법도 알려줬습니다.
“화초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세세하게 신경 써줘야 해요. 물과 햇빛을 좋아하는 화초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도 있어요. 물을 줄 때는 흙의 상태를 잘 보고 말랐다 하면 물을 줘야 해요. 물을 싫어하는 화초에 너무 많이 주면 화초가 죽을 수도 있어요. 하루에 한 번쯤은 창문을 열어 통풍을 잘 시켜주는 것도 중요해요. 화초에 진딧물이 생기는 이유가 통풍이 잘 안 되기 때문이에요."
정선미 원예사는 모르는 게 있으면 화분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화분병원에 처음 왔는데 무척 만족스러워요"
이날 화분병원을 처음 방문했다는 시민을 만났는데요. 관상용으로 널리 쓰이는 ‘베고니아’와 ‘카랑코에’를 품에 안고 방문한 주부 박선희(대덕구 신탄진동) 씨입니다.
▲박선희 씨가 집에서 가져온 화초들.
박선희 씨는 “인터넷으로 화분 분갈이를 검색하다가 대전시 화분병원을 알고서 찾아오게 됐다”며 “화분과 소재를 준비해오면 무료로 분갈이를 해주는 점이 참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박선희 씨는 분갈이뿐만 아니라 화초 치료법, 화초 관리 등도 덤으로 배웠습니다.
▲정선미 원예사가(왼쪽)박선희 씨(오른쪽)에게 화초 관리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화분병원은 화초를 기르는 대전시민들에게 무료 치료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화분병원은 한밭수목원과 대전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화초관리방법, 도시텃밭조성, 식물이나 꽃을 활용한 비누, 꽃 누르미(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등 친환경 소품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분갈이가 끝난 '카랑코에'
혹시 집에 아픈 화초들이 있거나 화초 관리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대전시 화분병원을 찾아 오세요.
<대전시청 화분병원 안내>
- 위 치 : 대전시청 남측 외부 온실
- 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연중 운영)
- 문 의 : 042-270-2396
- 이용방법 : 화초 치료에 따른 물주기, 병충해방제 등 기본 관리비용은 무료. 단, 분갈이에 따른 화분 등의 고가의 재료는 개별준비
- S N S :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
화분병원에 살고 있는 화초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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